[2004.01.13]

클릭 작명 세상이 열렸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사는 30대 주부 김수희씨.
얼마전 딸을 출산한 그녀는 아이의 이름을 인터넷으로 지었다.
어느날 친구로부터 한 성명학회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작명 사이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홈페이지에 접속한 그녀는 아기의 생년월일시를 입력하고 남편의 성인 송씨를 입력하고 이름을 검색해 보았다. 무려 400여개의 이름이 검색돼 나왔다. 그중 하나의 이름을 클릭해 이름 풀이를 해 보니 자세한 설명과 함께 주음오행, 자원오행, 81수리, 주역 등 모두 좋다는 풀이가 나왔다.

한참 서핑하던 그녀는 마음에 드는 3개의 이름을 가려냈다. '민서(旼書), 민정(旼炡), 연화(沇和)'. 퇴근한 남편과 상의한 그녀는 "우리 집안은 교육계 집안이니 공부를 잘할 수 있는 화할 민(旼) 글 서(書)가 뜻이 좋겠다"라며 송민서라는 이름을 확정했다.

일반인들이 값비싼 작명소를 찾지 않고도 손쉽게 갓 태어난 자식의 이름을 지을 수 있는 길이 곳곳에서 뚫리고 있다.
제노스(www.luckybaby.net), 도통(www.dotong.net), 네임 21(www.name21.co.kr) 등 최근들어 인터넷이나 CD 등을 통해 1만~5만원의 저렴한 값에 사주에 맞는 좋은 이름을 지어주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유명 작명인에게 가서 작명을 할 경우 값도 수십만원으로 비싸지만 두세개 밖에 추천을 안해줘 마음에 드는 이름이 없을 경우 난감하지만 이같은 시스템을 통하면 많게는 천여개까지도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 장점.
부모가 자식의 이름을 짓는 과정에 간접적으로 동참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이용자들이 반기는 부분이다.

업체에 따라 돌림자나 희망이름 등의 다양한 옵션도 있고 작명과 관련한 문답 등도 마련돼 있는 등 기능도 점차 보완되고 있어 컴퓨터 세대들이 점차 기성 세대가 될 경우 갈수록 이용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직장인 김모씨(35)는 "첫 애 이름을 작명소에서 무려 30만원이나 주고 지었는데 너무도 흔한 이름이 나와 실망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작명학도 모르는 내가 아무렇게나 지어줄 수도 없고…. 최근들어 편리한 인터넷 작명 사이트가 많아진만큼 이 다음에 둘째를 낳게 되면 이곳 저곳을 비교검토 한 뒤 내 손으로 심사 숙고해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고 말

[신문]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