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Valentine Day)이다.

각 쇼핑몰 업체와 백화점 그리고 길거리에선 이벤트 행사로 분주하기 그지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굳이 이 날일 필요는 없으나 평소 사랑고백을 전하기 어려운 상대에게 이 기회를 통하여 멋지게 프로포즈를 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했던가?

발렌타인 데이(Valentine Day)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은 고대 로마의 축제의 신(神)인 루페르쿠스(Lupercus)을 기리는 루퍼칼리아라는 축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설과, 초대 기독교의 발렌티누스 성자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설이다.

고대 로마의 루퍼칼리아 축제는 늑대의 공격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지내기를 기원하는 축제로 매년 2월 15일에 열렸는데, 젊은이들이 짐승가죽을 쓰고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며 여자들은 채찍을 맞았는데 아이를 더 많이 나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서기 43년 로마가 영국을 정복한 이후 영국은 로마의 축제를 많이 따랐는데, 이 루퍼칼리아 축제의 날짜가 비슷하고, 다산을 빌었기 때문에 발렌타인 데이와 연관을 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발렌타인 데이가 발렌티누스 성자(聖者)를 기리기 위한 날이라는 설이 더 유력하다. 발렌티누스(Saint Valentine) 성자는 서기 200년경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 시대의 사람인데 당시 원정을 떠나는 병사의 결혼을 금지한 로마 황제에 반대하여 젊은 연인을 결혼시켜준 죄로 처형된 사제였다. 그가 처형된 날이 바로 2월 14일이었다. 이 날부터 새들이 발정(發情)을 시작한다고 하는 서양의 속설이 결합한 풍습이라고 한다.

이 발렌타인 데이는 처음에는 어버이와 자녀가 사랑의 교훈과 감사를 적은 카드를 교환하던 풍습이, 20세기에는 남녀가 사랑을 고백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 되었다.

실제로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주고받는 풍습은 80년대 일본에서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연인들의 날로 알려져 있고, 특히 이 날은 여자가 평소 좋아했던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허락되는 날이니, 생각만 해도 긴장이 되는 날임에는 틀림이 없다.

발렌타인 데이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라면 3월14 일인 화이트 데이(White day)는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게 특별한 건 아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사랑을 고백한 여자의 마음을 남자가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연인인 사이에는 발렌타인 때 받은 선물에 답례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동전화 보급률이 세계 1위이고,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양주 소비량... 과히 우리 민족은 문화전파의 속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빨리 빨리 문화"의 덕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만의 아름다운 풍속이 있었다. "탑돌이"고 있고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만나는 음력 7월 7일인 "칠월칠석(七月七夕)"도 있다. 탑돌이는 보름날 밤에 처녀와 총각이 탑을 돌면서 3번 눈이 맞으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아름다운 의식이다. 다산(多産)과 풍요(豊饒)를 기원하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하늘과 땅과 사람의 천지인(天地人)을 기원하는 의식인 탑돌이인 것이다.

하늘 나라의 목동(牧童)인 견우(牽牛)는 옥황상제(玉皇上帝) 딸인 직녀(織女)와 사랑에 빠지게 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너무 서로를 사랑한 나머지 이들 부부는 소치는 일과 베짜는 일을 게을리 하게 되었다. 이에 노한 옥황상제가 이들 견우와 직녀를 은하수의 동쪽과 서쪽으로 나누어 살게 하는 벌은 내리니 이들 두 부부는 평생을 그리움으로 지내야 했다.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까치(작,鵲)와 까마귀(오,烏)들이 견우와 직녀를 돕기 위해 일년에 단 하루인 음력 7월 7일에 오작교(烏鵲橋)를 놓아 두 부부가 상봉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날이 바로 칠월칠석인데 이런 애절하고 로맨틱한 전설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풍속이다.

굳이 서양식의 또는 일본의 상술에 따라가는 풍속이 아닌 진정한 우리의 문화를 기리면서 아름다운 사랑을 전하는 행사를 VDSL보다 빠른 속도로 전파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트 모양이나 북두칠성(北斗七星) 모양으로 된 떡을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하는 것도 참 멋있을 것 같다.

오늘 아침 딸이이가 준 초콜릿을 만지작거려 보면서........... 도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