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春分)은 24절기(節氣)의 4번째로 음력 2월의 중기입니다.

24절기는 태양의 운동에 근거한 책력으로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黃道)를 따라 동쪽으로 15˚간격으로 나우어 24점을 정하는 것인데, 그 기준이 0˚인 춘분입니다.

24절기의 이름은 중국 주(周)나라 화북지방의 기후(氣候)를 나타내 주도록 정해진 것으로 우리나라의 기후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농경(農耕)을 중요시했던 우리 조상들은 이 절기를 농사일의 기준으로 삼았으며 계절의 변화를 양력이나 음력보다 더욱 정확하게 나타내 줍니다.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 춘분점이며, 태양의 중심이 춘분점 위에 이르러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며 밤과 낮의 길이를 같습니다. 그러나 이 날은 밤낮의 길이가 같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얼마간은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이 좀 더 길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음력 3월의 절기)의 보름 중간이 바로 춘분입니다.

불교(佛敎)에서는 춘분 전후 7일간을 봄의 피안(彼岸)이라 하여 극락왕생(極樂往生)의 시기로 보아 왔으며, 옛날 중국에서는 춘분기간의 5일을 1후(候)로 나누어, 3후로 구분하였는데, ① 제비가 남쪽에서 날아오고, ② 우뢰소리가 들려오며, ③ 그 해에 처음으로 번개가 친다고 하였습니다.

바야흐로 이제 봄이 다가온 계절입니다.

이날부터 철 이른 화초는 벌써 파종을 준비하고, 화단의 흙을 일구어 얼마 남지 않은 식목일(또는 寒食(한식))의 위하여 씨뿌릴 준비도 하는 시기입니다.
또한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로 분주해지고, 봄이긴 하지만 여전히 겨울의 여운이 조금은 남아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꽃샘바람이 불게 되는데, 「2월 바람에 김치독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죽는다」라는 속담도 있으며 2월 바람은 동짓달 바람처럼 매섭고 차갑습니다. 이는 風神(풍신)이 샘이 나서 꽃을 피우지 못하게 바람을 불게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꽃샘 - 꽃피는 것을 시샘한다』또는 꽃샘바람, 꽃샘추위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