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夏至)는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때를 말합니다. 이에 반해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때는 겨울의 동지(冬至)입니다.

하지(夏至)는 24절기(節氣)의 열번째로 음력으로는 5월 중기(中氣)이며, 양력 6월 21일경이 시작되는 날이며,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있다. 해가 황도(黃道)의 하지점을 통과하는 날로서, 태양은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게 되는데 그 위치를 하지점(夏至點)이라 한다.

북반부(北半部)에서는 일년 중 가장 낮이 길며 남중고도(南中高度)라고 하여 정오(正午)의 태양 높이도 가장 높고,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는다. 그리고 이 열이 쌓여서 하지 이후에는 기온이 상승하여 몹시 더워진다.

북극지방에서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고, 남극에서는 수평선 위로 해가 나타나지 않는다. 동지(冬至)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기 시작하여 이날 가장 짧아지는 반면 낮 시간은 14시간 35분으로 1년 중 가장 길다.

옛 사람들은 하지 15일간을 5일씩 끊어서 3후(候)로 나눠서, ① 사슴의 뿔이 떨어지고, ② 매미가 울기 시작하며, ③ 반하(半夏-녹색 열매를 맺는 풀이름)의 알이 생긴다고 했다.

남부지방에서는 단오(端午)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심기가 夏至(하지) 이전이면 모두 끝나며, 장마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파삭한 햇감자를 캐어 쪄먹거나 갈아서 감자전을 부쳐먹기도 한다.

그리고 모내기를 모두 끝내고 하지까지도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祈雨祭)를 지내기도 하였는데, 주로 용신(龍神)에게 제를 지냈는데 이는 용(龍)이 비를 지배한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제주(祭主)는 마을의 장이나 지방관청의 장이 맡았으며, 용소(龍沼)에 가서 기우제(祈雨祭)를 지낸다. 돼지 ·닭 ·술 ·과실 ·떡 ·밥 ·포 등을 제물로 올렸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무녀의 가무도 곁들이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종묘 ·사직과 흥인(興仁) ·돈의(敦義) ·숭례(崇禮) ·숙정(肅靖)의 4대문과, 동 ·서 ·남 ·북의 4교(郊)와, 중앙인 종각 앞, 또는 모화관 ·경회루 ·춘당대(春塘臺) ·선농단(先農壇) ·한강변 등에서 지냈으며, 심할 때는 나라에서 12차(次)까지 3품 이상의 관원을 파견하여 기우제를 올리기도 하였다. 그만큼 비는 중요한 하늘의 혜택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