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秋分)

추분(秋分)은 24절기(節氣)의 열 여섯 번 째로, 음력으로는 8월의 중기이며 양력으로는 9월 23일 경부터 한로(寒露)이전 까지를 말한다. 천문학(天文學)에서는 태양이 북에서 남으로 천구(天球)의 적도(赤道)와 황도(黃道)가 만나는 곳(秋分點)을 지나는 9월 23일경을 말하며, 이른 봄의 춘분(春分)과 마찬가지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어느 정도의 시간까지는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조금 길게 느껴진다. 이 시기부터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며, 밤의 길이가 길어진다. 백로(白露)와 한로(寒露)사이에 든다.

옛 사람들은 추분(秋分)기간을 5일을 1후(候)로 하여 3후로 구분하였는데, 그 기간을 보면, ① 우레 소리가 비로소 그치게 되고, ② 동면할 벌레가 흙으로 창을 막으며, ③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하였다. 농사력(農事曆)에서는 이 시기가 추수(秋收)의 시기이므로, 백곡이 풍성한 때이다.

추분이 지나면 서서히 밤의 길이가 길어지므로 계절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게되며, 점차 밤의 길이가 길어져서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시절의 요리로는 버섯이 가장 맛있는 철이다. 호박고지, 박고지, 호박순,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먹을 수 있으며 산채를 말려 묵은 나물로 준비하기도 한다. 또한 추분 즈음이면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도 따서 말리는 등 잡다한 가을걷이 일이 있다. 바야흐로 풍성한 가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