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공수법(拱手法-바른 손가짐)

명절(名節)이 되면 전통 한복을 차려입고 차례(茶禮)를 지내고 조상의 산소에 성묘(省墓)를 지냅니다. 그리고 집안의 어른들이나 조상들께 절을 올리게 되는데, 이 절에도 보이지 않은 아주 엄격한 법도와 근본 원리가 내재되어 있는데 바로 절을 할 때 손을 잡는 방법인 공수법(拱手法)이 한 가지 예(禮)에 속합니다. 이번 설날에는 손을 잡는 원리(原理)를 제대로 알고 차례를 지내고 또한 세배를 드리는 뜻깊은 명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손잡는 방법인 공수법(拱手法)의 참 원리(原理)를 같이 알아볼까 합니다.

우리의 전통사상에는 모두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예법(禮法)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삼라만상을 음양(陰陽)으로 구분을 할 때, 하늘은 양이오 땅은 음이며 해(日)는 양이오 달(月)은 음이며 낮(晝)은 양, 밤(夜)은 음, 사람(人)은 양, 귀신(靈)은 음, 아버지(父)는 양, 어머니(母)는 음, 남자(男)는 양, 여자(女)는 음, 남편(夫)은 양, 아내(婦)는 음, 밝은 곳(明)은 양, 어두운 곳(暗)은 음, 동(動)하는 것은 양, 정(靜)한 것은 음, 앞(前)은 양, 뒤(後)는 음, 좌(左)는 양, 우(右)는 음, 위(上)는 양, 아래(下)는 음, 큰(大) 것은 양, 작(小)은 것은 음, 홀수(奇數, 1 3 5)는 양, 짝수(偶數2 4 8 10)는 음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하늘은 양(陽)이요 땅은 음(陰)이며, 남자를 기준으로 왼손은 양(陽)이며 오른 손은 음(陰)입니다. 보통 남좌여우(男左女右)라는 표현을 사용하지요. 남(男)은 양이니 왼쪽이요, 여(女)는 음이니 오른쪽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왼손을 양(陽)이라고 하는 이유는 하늘이 기준이 아닌 이 땅에 사는 사람을 기준으로 남자의 왼손이 실제적으로는 오른쪽인 양(陽)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천문도(天文圖) 같은 그림을 보면 동쪽이 왼편에 위치한 그림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것도 하늘인 천구(天球) 상에서 바라본 방위(方位)가 아닌 사람을 기준으로 방위(方位)를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통 절을 할 때, 음양(陰陽)의 위치에 따라 남자의 왼손은 하늘이 양(陽)이기 때문에 위에 있게 하는 것이고, 오른 손은 음(陰)이기 때문에 땅(아래)의 방향에 있게 하는 것입니다. 즉 엄지를 약간 엇갈리게 깍지를 끼고 왼손을 위에 놓고 절을 하는 것이 예법에 맞는 손가짐입니다. 여성의 경우는 남자와 반대입니다. 즉 오른 손이 위에 위치하게 되지요.

그리고 흉사(凶事)시에는 모든 것이 반대가 됩니다. 생(生)과 사(死)가 상반되며 길(吉)과 흉(凶)이 서로 음양(陰陽)으로 상반되기 때문입니다. 제사(祭祀) 때와 문상(問喪) 때는 남자의 경우 오른 손을 위에 오게 하는 것입니다. 제사 때에는 조상에 절하는 것이긴 해도 생존자(양)가 아닌 돌아가신 분(음)에 대해 절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원리를 알고 모든 예법을 행할 때 더욱 의미 있는 명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차례를 지낼 때와 세배를 드릴 때의 손가짐이 각각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