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成年)의 날

매년 5월의 셋째 월요일인 19일은 만 20세가 되는 젊은이가 어른이 된다는 『성년의 날』입니다. 성년(成年)은 곧 어른이 됨을 의미합니다.

선화공주님은
남 몰래 얼어두고(정을 통해 두고)
서동(맛둥 도련님의)방을
밤에 몰래 안으러 간다네.
善化公主主隱 (선화공주니믄)
密只嫁良置古 (　 그　지 얼어 두고)
薯童房乙 (맛둥바　)
夜矣卯乙抱遣去如 (바　 몰 안고 가다.)

위 노래는 백제의 무왕(武王)인 서동(薯童)이 신라 진평왕(眞平王)의 세째 공주인 선화(善化)가 뛰어나게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는 머리를 깎고 서울(신라의 서울인 경주)로 가서 마을 아이들을 꾀어 마(薯)를 먹여 친하게 하여 이 동요(童謠)를 불러서 아내로 맞이했다는 서동요(薯童謠)로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향가(鄕歌)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전하는 내용입니다.

성인(成人)이 된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원(語源)으로는 위 서동요(薯童謠)에서 보는 것처럼 "얼우는 사람" 즉 "정을 통하는 사람" "시집가거나 장가를 드는 사람" 또는 "그러한 나이에 드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대중가요의 가사에서 보듯이 장미꽃 스무 송이로 입맞춤을 허락하고 소녀에서 여자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물학(生物學)적인 의미(意味)보다는 만 20세가 된 젊은이가 비로소 자기 스스로의 행동(行動)에 책임(責任)을 지고 각자의 도리(道理)를 다하는 것에 더 깊은 의의(意義)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전통예법에 의하면 남자는 만 20세 여성은 만 15세가 되면 어른임을 인정하는 성인식(成人式)인 관례(冠禮)와 계례(*禮)가 있었습니다.

이때 남자를 20세로 정한 것은, 남자는 양(陽)인 까닭에 음수(陰數)인 20과 합(合)하는 것이 양(陽)이 양(陽)다움의 의의가 있는 것이고, 여성을 15로 정한 것은 여자는 음(陰)이고 15는 양수(陽數)이기 때문에 음(陰)이 음(陰)다운 것은 양(陽)과 합(合)하는 데에 있기 때문이며 또한 이때가 되면 비로소 결혼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관례(冠禮)란 성인(成人)이 되었음을 인정하는 예식(禮式)으로 어른의 의복을 입히고 땋아 내렸던 머리를 올려 상투를 틀어 모자인 관(冠)을 씌우는 의식이며 계례(*禮)는 여자에게 머리를 올려 쪽을 짓고 비녀를 꽂아 성년(成年)이 되었음을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절차입니다.

이 때 학식이 높은 스승이나 어른이 지금까지 사용하던 아명(兒名)을 버리고 관자(冠字)라고 해서 새로운 이름인 자(字)를 지어 주었습니다. 새로운 이름인 자(字)를 받은 이후로는 임금이나 부모 또는 웃어른에 대해서는 자신을 본명(本名)으로 말하지만, 동년배이거나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에 대해서는 자(字)를 사용하여 명(名-본명)과 자(字-별명)를 구분하여 사용해 왔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부를 때에도 자(字)를 사용하는데 자기보다 손위 사람을 부를 때에는 자(字)를 사용하고 아래 사람은 본명(本名)을 사용합니다. 자(字)를 지을 때에는 본인의 기호나 윗사람이 본인의 덕(德)을 고려하려 짓는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장유(長幼)의 차례에 따라 정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자(字)를 부르고 사용함은 곧 성인(成人)이 되어 상호 예(禮)를 갖추고 품격(品格)을 지키는 것을 의미하였습니다.

우리 전통에는 관혼상제(冠婚喪祭)라고 하여 어린이가 성장하여 비로소 어른이 되는 관례(冠禮)를 혼례(婚禮)와 상례(喪禮) 그리고 제례(祭禮)보다 더욱 중요시하게 여겨왔습니다. 근래에 와서 문화관광부와 각 기관 단체에서 성년식을 재현하고 또 행사로서 실시하고는 있지만 그 의미는 아직 소원하고, 각종 상업적인 이벤트와 행사에 짓눌려 그 의의(意義)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성년식을 치른 다는 것은 곧 어른이 됨을 의미하며 법률적으로도 성인(成人)이 되어 선거권을 가지며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함을 의미합니다.

중국 제(齊)나라의 경공(景公)이 공자(孔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대답하시기를,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 하였습니다.

즉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는 뜻인데 이는 비단 정치(政治)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고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어른은 어른답고 아이는 아이답고 스승은 스승답고 학생은 학생다운 사회, 바로 우리가 희망(希望)하고 꿈꾸는 세상(世上)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