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조들이 하늘을 이해하는 방식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우주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땅에 사는 우리 인간(人間)은 모난 동서남북(東西南北)의 방위(方位)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리하여 풍수(風水)와 지리(地理)를 우리 인간의 삶의 척도로 삼아 왔으며 이러한 방위(方位)의 원리가 우리의 생활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오늘날 예(禮)로서 자리잡고 있습니다.



동(東)은 한자의 원리에서 보듯 아침에 태양이 떠오르는 쪽이고, 서(西)는 해가 지는 쪽이며, 남(南)은 몹시 더운 한낮에 태양이 위치한 곳이며, 북(北)은 태양이 넘어가 깊은 밤에 이르는 곳을 말합니다.



이 동서남북(東西南北)의 사방(四方)을 지도로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위 그림에서 왼쪽(그림1)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방위(方位)의 표시입니다. 그런데 우리 동양의 선조들은 이를 인간(人間)의 중심으로 관찰하여 실생활에 활용하였습니다. 그래서 북극성을 중심으로 변하지 않는 북(北)의 방위를 기준점인 아래에 위치하게 하여 사람이 바라보는 방위에 따라 그림 2처럼 방위를 정하게 된 것입니다. 아마 그림1처럼 머리를 북쪽으로 하고 하늘을 향해 누우면 왼쪽이 동(東)을 가리키니 그림2가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우리가 결혼식을 하거나 또는 중요한 모임에서 자리에 앉게될 때 왼쪽에 앉아야 되는지 또는 오른쪽에 서야 하는지 항상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위의 원리를 이해하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방위(方位)에서 기준점은 항상 변하지 않는 북극성(北極星)의 방향인 북(北)쪽입니다. 그래서 북쪽은 임금, 군주, 연장자, 상사 등을 의미합니다. 일상에서는 행사장소의 방위와 관계없이 제일 상석이 되는 기준자리를 북(北)으로 봅니다.



그래서 기준의 위치에서 볼 때 위 그림2와 같이 왼쪽이 동(東)이 되고 오른쪽이 서(西)가 됩니다. 그리고 동(東)과 서(西)를 음양(陰陽)으로 나누면, 해가 뜨는 동(東)이 양(陽)이요, 해가 지는 서(西)가 음(陰)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남자인 양(陽)은 동쪽인 왼쪽에 위치하게 되고, 음(陰)인 여자(女子)는 서쪽인 오른쪽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래서 남동여서(男東女西)라 하고 남좌여우(男左女右)라고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결혼식은 행사는 주례의 자리가 북(北)쪽입니다. 그리고 제사를 지낼 때에는 신위(神位)를 모시는 곳이 북쪽입니다. 또 행사장이나 강의실 사무실 회식자리 등에서는 단상이나 연장자가 있는 곳이 북쪽이 되고, 이 북쪽에서 볼 때 왼쪽이 동(東), 오른쪽이 서(西)가 되는 것입니다. 즉 기준점을 중심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늘 왼쪽에 남자(男子)가, 오른쪽에는 여자(女子)가 위치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또한 상석의 자리는 늘 북(北)이 되고, 그 앞은 남(南), 왼쪽은 동(東), 오른쪽은 서(西)로 방위와 음양을 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석에는 상사나 연장자가 앉듯 한 나라로 보면 임금의 자리이기 때문에 고대 제왕은 모두 북(北)을 뒤로하고 남(男)을 향하면서 정치를 펼치게 되었습니다.



우리 조선의 궁궐인 경복궁(景福宮)도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지로 정하면서 풍수에 따라 남향으로 하면 남향의 화기(火氣)로 인하여 나라에 우환이 생기기 때문에 무학(無學)은 동향(東向)으로 정하자고 건의를 하였으나, 군주(君主)는 전통적으로 북(北)을 기준으로 남향(南向)으로 하여 정치를 펴야 한다는 정도전(鄭道傳)의 요구에 결국 오늘의 경복궁(景福宮)은 남향(南向)으로 건립되었으며, 남방(南方)의 화기(火氣)를 소멸시키기 위하여 불을 먹는 해태를 경복궁의 입구에 세워두게 된 것입니다.



이제 머지 않아 우리의 명절인 추석(秋夕)이 가까워 옵니다. 웃어른께 절을 하거나 제사를 지낼 때 또는 연장자를 모시고 길을 갈 때, 우리 전통의 원리에 따라 남자(男子)는 왼쪽, 여자(女子)는 오른쪽에 위치하는 남좌여우(男左女右)의 깊은 뜻을 되새겨 어린 자녀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되고 또 우리 스스로도 하늘과 우주의 이치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도통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