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상의 영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시는 분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집이 있습니다. 그 집에 방도 있고 대문도 있고 지붕도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할 때 나들이를 하고 외출을 하게 됩니다.

죽는 영혼은 어떻게 할까요? 죽은 영혼도 똑 같습니다.
죽은 영혼을 혼백(魂魄)이라고 합니다.
혼(魂)은 움직일 수 있는 상념체(정신, 살아있을 때의 사고관념)이고 백(魄)은 움직이지 못하는 체백(육체, 시체)입니다.

이 혼백의 집이 묘(墓)입니다.
산소를 둥글게 한 봉분은 혼백의 지붕이 됩니다. 그리고 체백이 들어 있는 관(棺)은 방이 됩니다. 산소 둘레의 언덕은 담장이 됩니다. 산소 앞의 망부석(望夫石)은 대문이 됩니다. 그리고 산소 앞의 당은 마당이 됩니다. 산소 앞의 상석(대리석)은 손님을 맞이하는 대청이 됩니다. 죽은 사람이 큰 벼슬을 한 문인(文人)이면 시중을 드는 문인석(사람모양의 돌비석)을 세우고, 장군인 무인(武人)으로 죽은 사람은 무인석(칼을 찬 호위병)을 세우게 됩니다.

이러한 묘지에서 시체는 그대로 있어도 혼(魂)은 수시로 외출을 하게 됩니다. 마치 살아있는 사람이 집을 비워도 그 집이 등기는 자신 앞으로 되어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혼백은 묘지를 출입하면서 후손들의 일상을 감지하고 집안의 길흉을 관리해주게 됩니다. 위급한 일이 발생할 것 같으면 현몽(꿈)을 통해 알려주고, 가능한 후손의 안전을 도모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영혼들은 묘지를 출입하면서 그들만의 세계에서 옆집을 돌아다니듯이 서로 사귀기도 합니다.

자!
이제 이 영혼들이 음식을 먹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답은 이들도 음식을 먹는 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제사를 지내고 나면 음식이 그대로 남아 있지요. 먹지도 않는 음식을 왜 저렇게 차려 올릴까 의구심이 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눈에 보이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기운(氣運)을 모두 먹게 됩니다. 그래서 제사를 올린 음식으로는 다시 제사를 올리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겉으로는 같은 음식이지만 그 제사를 지낸 음식은 혼(魂)의 입장에서는 빈 그릇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음식에 있는 기운이 다 없어진 상태입니다.
그래서 옛부터 제사 음식은 먹어도 허기(虛氣-기가 비었음)진다고 하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비유를 한다면 먹은 음식이 모두 소화를 하면 그만한 양이 몸에서 대변으로 다 빠져나가고 기운만 존재하는 것과 같이 영혼들은 음식의 기(氣)만 흡수합니다.

이를 흠식(歆食)또는 흠향(歆饗)이라고 합니다.

자! 그러면 이 영혼들이 언제 먹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살아있는 사람이 하루에 3끼니를 먹는 것과 같이 죽은 영혼도 3끼를 먹습니다.
죽은 영혼에게는 1년이 하루가 됩니다.
그래서 아침에 해당하는 것이 새해 아침인 설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침을 챙겨먹은 영혼은 점심을 정오에 먹는데, 이 정오가 바로 단오라는 명절이 됩니다.
그리고 나서 먹는 것이 저녁인데 이 저녁이 바로 저녁석(夕)자를 쓰는 추석(秋夕)이라는 명절이 됩니다.

추석은 바로 우리의 조상님들께서 저녁을 드시는 때입니다.
이러한 제사를 받으려고 그 멀리서 집에까지 어떻게 오시는지 의문이 들것입니다.
그러나 답은 오신다는 것입니다. 혼은 육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생각이 순간에 움직이듯이 그 영혼은 순간적으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영혼들은 초청을 하지 않으면 오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마치 식당에 음식이 많아도 돈이 없으면 먹지 못하듯이 말입니다.
이 초청을 하는 것이 바로 제사를 올릴 때 지방(신위)을 쓰는 것입니다. 지방이 바로 혼(魂)을 불러들여서 초청하여 모시는 초대장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묘(省墓)를 가서도 지방을 써야할까요? 성묘에서는 쓰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그 묘의 터는 산신(山神)과 그 터의 터주신에게 자신의 집이라고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이기 대문에 그 터 안의 음식은 그 묘의 주인이 차지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는 이러한 영혼들이 음식은 그러한 식으로 취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것은 어떠한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영혼들은 음식만 먹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들이 사는 방이 관중(관)입니다.
이 관중에 들어 있는 체백(뼈)은 움직이지를 못하고 그대로 정체된 채 썩을 때까지 그대로 있게 됩니다.

이 체백이 수 십년을 그대로 있게 되는데(혈자리가 좋은 곳은 수 백년씩도 갑니다.) 그 수 십년 동안 나무뿌리(목렴)가 들게 되면 그 뿌리가 체백의 신체 일부를 감거나 뚫고 들어갑니다.
이렇게 되면 그 여파가 후손에게 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뿌리가 체백의 손목을 감으면 그 후손이 감옥살이를 하게 되고, 뿌리가 해골로 들어가면 후손에게 정신 이상을 일으키거나 풍이 들어 발작을 일으키게 되고 또 체백에 지렁이가 들어가면 이것이 그들에게는 뱀으로 보입니다. 이를 사탄지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개미가 들어가서 체백을 갉아먹으면 이것이 좌마지옥(멧돌로 뼈를 갈아 죽이는 지옥)이 됩니다. 그리고 빗물이나 수맥이 관중에 흐르게 되면 냉혈(냉방)이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 영혼들도 교육을 받고자 하며(천도), 움직이는데 차비가 필요하고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초상을 치를 때 망자(亡者)의 입 속에 동전을 넣어 먼 저승길의 노잣돈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부의금(賻儀金)을 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돈은 이승에서 사용하는 돈으로 망자는 이것을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마치 미국에 한국 돈을 가지고 들어가서 사용하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사람들은 많은 돈을 드리지 못해 조상님께 미안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러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죽은 망자에게는 이승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저승돈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돈이 많은 재벌이 죽어도 이를 챙겨 주지 않으면 거지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제 돈이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몇 만원이면 저승돈 몇십 만관을 구입할 수 있고, 또 재(齋)를 지낸 다음 소각하게 되면 망자는 이 돈을 가지고 가서 활용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 이번 추석에는 이러한 의미를 지닌 추석이 되도록 한번 해보세요.
살아있는 사람에게 드리는 선물도 중요한 것이지만 돌아가신 조상님을 섬기는 추석에 조상님들게 멋진 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너무 가난하게 돌아가신 조상이나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하여 한(恨)이 맺힌 조상님이 계시다면 이러한 선물은 한을 풀어드리는 아주 고귀한 선물이 될 것입니다.

살아생전에 불치병으로 돌아가신 분이라면 죽어서도 그 병을 앓고 있다는 상념에 잡혀 있답니다.
그러니 이러한 것도 후손들이 지혜롭게 풀어주면 영가는 불치병이라는 악몽의 상념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이와 같은 모든 것을 "한(恨)"이라고 합니다. 한은 오해와 착각에서 오는 상념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방법으로 그 한을 풀어 주면 풀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뜻이 있어서 이런 이치에 맞게 조상님이나 영가를 위해 정성을 드리고 풀어 보는 것도 큰 효도가 될 것입니다.
이번 추석은 이와 같이 큰 의미를 가지는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별다른 문제가 없는 집안이라고 해도 성묘길에 산소 앞에서 다음과 같은 주문을 외워 주시면 조상님들이 광명을 받게 됩니다.

광명진언:
옴 아모카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쯔바라 프라 바릍타야 훔.

이 진언은 밝은 빛을 받아서 광명이 찬란한 천상에 올라 해탈을 하라는 주문입니다. 정식으로는 108번을 하면 좋습니다.


주변에 알려 드리고 싶은 분들에게 이 글을 알려드려도 좋습니다.